일본 드라마 파트너(원제 : 아이보우)
맥주곰
·2015. 9. 17. 19:15
아이보우는 일본 아사히TV에서 13년째 장기 방송 중인 일본 드라마입니다. 작전 실패의 누명을 쓰고 한직인 특명계로 좌천된 스기시타 우쿄라는 천재 경찰과 직무 수행을 잘못하거나 모종의 이유로 특명계에 발령 받은 후배 경찰이 파트너가 되어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주된 내용인데, 이 드라마는 시즌제라는 특징을 제외하고도 한 시즌 분량이 대개 19화쯤 된다는 것과 매 시즌마다 두 시간 길이의 특별 편성편이 있다는 것이 여타 일본 드라마와 다른 점입니다.
그런데 대개 시즌제 드라마의 회차나 시즌별 내용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처럼 아이보우 또한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내용의 견련성이 유지되지만, 수사물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각 회차별로 독립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의 재미가 각 에피소드에 따라 들쑥날쑥한 상황이 벌어지고, 가끔은 팬심으로도 봐주기 힘들 정도로 재미없는 에피소드가 존재합니다. 긴 시간 그런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다보면 이 드라마를 계속 봐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는 시점이 분명히 오는데요. 저 역시 마찬가지 경험을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끝까지 다 볼 수는 있었습니다. 전체 에피소드를 다 시청한 입장에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보우는 각 시즌마다 놓치기 아까운 에피소드가 반드시 몇 개 정도는 있기 때문에 너무 재미 없다고 느껴지는 에피소드는 걸러서 봐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아이보우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스기시타 우쿄 역할을 맡고 있는 미즈타니 유타카의 연기입니다. 본업이 가수라고 하던데 연기를 상당히 잘 하더군요. 물론 일본 드라마 특유의 오버나 액션의 어색함이 거슬립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연기하는 고지식함이나 천연덕스러움, 미묘한 표정 변화 등 연기를 볼 때마다 감탄하곤 했습니다. 스기시타 우쿄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서인지 Youtube에서 찾은 드라마 밖에서의 모습을 보니 오히려 적응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그가 아이보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인지, 원래 주인공이 스기시타 우쿄 한 명이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른 파트너가 계속 바뀌는 동안에도 스기시타 우쿄의 역할은 계속해서 고정됩니다. 하긴 스기시타 우쿄가 없는 아이보우는 상상할 수 없을 테니까요(주인공이 두 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애초 아이보우를 설정할 때는 두 주인공의 비중이 비슷했을지라도 초기 상대 파트너인 카메야마 카오루역의 테라와키 야스후미가 시즌7 도중에 예정에 없던 하차를 하는 바람에, 제작진이 드라마가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쿄의 상대 파트너가 계속 교체되는 것으로 설정을 바꿨고, 그 결과 상대 파트너의 비중이 처음보다는 줄게 되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진위는 알 수 없으나 파트너가 바뀔 때마다 미즈타니 유타카와 상대 파트너와의 불화설이 있습니다.
형사 드라마라는 장르의 특성상 일본의 공안, 검찰, 경찰 조직 구성 및 상호간의 관계, 형사법 및 공권력과 그 한계 등, 에피소드를 시청할 때마다 자연스레 한국의 사정과 조금씩 비교해보게 되는데요. 비슷하면서도 다른 각국의 사정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까운 탓에 느끼게 되는, 비슷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일본이라는 나라를 드라마를 통해들여다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흥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보우를 보는 내내 우리나라에도 장기 방영되는 시즌 드라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보우는 그 해 하반기에 시즌을 시작해서 연말에 특집 방송을 하는 식으로 편성을 하는가 보더군요. 매년 한 해의 마무리를 특정 드라마와 함께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서도 얼른 장기 시즌제 드라마를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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