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비코 퓨전HDTV 카드 설치 고생 경험담(Fusion HDTV RT 5 Silver, 윈도우10 x64)
맥주곰
·2015. 11. 9. 22:03
*해결책은 파란색 글만 보시면 됩니다.
최근 사후 지원이 끊긴 구형 TV카드의 재사용, PC시스템 업그레이드, 윈도우10 설치 등, 일련의 일들을 짧은 기간에 겪으면서 꽤나 멍청하게 고생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현재 64비트 윈도우10에서 TV를 볼 수 있어 보람을 느끼는 중이지만 여전히 완전한 해결책을 찾지 못 했고, 앞으로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겪은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64비트 버전 윈도우10에서 구형 디비코 퓨전HDTV RT 5 Silver의 드라이버까지 정상 설치를 했지만, 채널 검색을 하면 KBS나 SBS 등의 이름 대신 채널 번호 그대로 검색이 되고, 채널이 잡혀도 화면과 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TV카드가 고장났는지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장치관리자에 아무런 이상 표시 없이 잘 잡혔고, 직전에 쓰던 구형 시스템의 32비트 윈도우8.1에서는 멀쩡히 잘 되었기 때문에 다시 32비트 윈도우8.1을 설치해서 TV카드가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걸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장치관리자를 자세히 보니 64비트 윈도우10에서 봤던 '해당 장치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리소스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세지가 작동이 잘 되는 32비트 윈도우8.1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64비트 윈도우10의 장치관리자에서는 느낌표가 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리소스를 사용할 수 없다는 메세지를 볼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32비트와 64비트의 차이 때문이라고 의심했는데, 이맘때 하필 PC시스템을 교체하는 바람에 메모리를 다 쓰기 위해 64비트를 고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64비트에서 리소스를 제대로 할당시켜보기 위해 수동 할당 방법을 찾아보거나 서명되지 않은 드라이버와 호환될 거라 추정되는 드라이버의 설치를 해보는 등 이런 저런 시도를 했는데요.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던 도중, 구형PC에서 64비트 윈도우7을 썼을 때에는 TV카드가 잘 작동했던 기억이 불현듯 희미하게 떠올랐습니다. 귀찮았지만 어차피 그때까지도 원인이 뭔지 짐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확실히 해보자 싶어 새로운 PC시스템에서 각 버전의 윈도우7을 설치했고, 그 결과 64비트 윈도우7에서 TV카드가 이상 없이 작동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TV카드가 이상 증상을 보인 원인이 32/64비트의 차이 때문이 아닐 것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지만, 윈도우7에서 윈도우10까지 각 버전별 특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것 저것 해봐도 방법이 없을 경우 64비트 윈도우7을 쓰면 될 거라는 생각에 한결 마음은 놓였습니다. 원인 찾기는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었지만요.
그런데 처음부터 좀 찝찝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지나쳤던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시스템을 교체하기 전에 32비트 윈도우8.1에서 업그레이드 설치한 32비트 윈도우10에서는 TV카드가 잘 동작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새 시스템에서 클린 설치한 32비트 윈도우10에서는 TV카드가 동작하지 않더군요. 32/64비트의 차이가 원인이 아닐 것이라는 강한 의심이 가는 이상, 클린 설치와 업그레이드 설치에 무엇인가 차이가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어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 설치를 한 번 해보려고 행동에 옮기던 순간 뜬금없이 하나의 단어가 떠올랐는데, 바로 UEFI였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64비트 윈도우7을 설치할 때는 빠른 부팅 모드에서 UEFI 설치 모드 자체를 선택할 수 없었고, 또 32/64비트의 차이가 원인이 아니라면 구형 시스템의 32비트 윈도우8.1에서 32비트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를 했던 것과 새 시스템의 32/64비트 윈도우10을 클린 설치한 것의 차이는 시스템 하드웨어를 제외하면 그 한 가지가 제일 유력한 상황이었습니다. 윈도우를 설치할 때 별 생각없이 UEFI를 선택했던 것이 큰 차이를 가져 올 가능성은 충분했습니다. 윈도우7은 별도 작업이 필요하지만 윈도우8부터는 32/64비트 모두 시스템이 지원하면 UEFI로도 설치할 수 있어서 경우의 수가 더 생기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대충 고르고 넘겼던 것이 화근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왜 이걸 우선순위로 고민해보지 않았는지 후회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얼른 윈도우10을 UEFI가 아닌 MBR로 설치했고, 그 결과 다행스럽게도 TV카드가 아주 잘 작동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윈도우를 UEFI로 설치한 후에도 TV카드가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지만,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은 아니고, 또 나중에는 어차피 UHD TV카드를 살 것 같아 이쯤에서 타협하기로 했습니다(바이오스 설정을 바꿔보려고 했다가 깜빡했는데, 혹시 Secure Boot나 CSM쪽을 건드려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UEFI가 아니게 됨은 별론으로 하고 말이지요).
사실은 위의 글에서 적지 않은 윈도우 설치과정이 몇 번 더 있었는데, 글 초반에 언급했던 것처럼 여러 가지 상황이 짧은 기간에 바뀌다 보니 뭐가 문제인지 감을 못 잡은 탓이 컸습니다. 그래서 검색 키워드를 잘못 설정했고,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의 경험담이 이미 올라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해결책을 찾은 뒤에야 관련 글을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만약 글을 먼저 봤더라면 윈도우를 몇 번씩 재설치할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됐겠지요. 여담이지만 서두르다 보니 NAS에서 윈도우 이미지를 복사하려고 패스워드를 잘못 입력해서 자기 시스템에 차단 당한 바보가 여기 있습니다 ^^;. 일이 꼬이려니 갖가지 일이 다 생기더군요.
제가 이번 일을 겪게 된 외부적 원인은 TV카드가 너무 구형 모델이라 사후 지원이 끊겼다는 점에 있습니다. 스카이디지털 제품은 동일 문제가 해결된 드라이버를 진작에 배포한 모양이더군요. 예전에는 디비코하면 디빅스 플레이어로 유명했지만, 사실은 그보다 앞서 PC용 HDTV 수신 카드로 먼저 이름을 알렸습니다. 계속해서 여러 신제품을 발매하면서 한창 잘 나가는 듯하더니 어느 새 홈페이지가 사라졌더군요. 그 상태로 꽤 시간이 흘렀는데, 얼마 전부터는 과거의 URL(http://www.fusionhdtv.co.kr)로 다시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긴 합니다만, 담당 회사가 바뀌어서 관련 사업을 폐지하거나 축소했는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저는 TV를 거의 안 봅니다. 예전엔 뉴스와 시사, 토론 프로그램 위주로 봤지만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어버린 지금의 공중파 뉴스를 쓰레기 취급하고 있고, 연예인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챙겨보는 프로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왜 다시 TV카드를 부활시킬 생각을 했는가 하면 바로 프리미어12 중계 때문입니다. 한국 경기는 SBS의 공중파 중계가 예정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 고생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해결해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맥주를 즐기면서 야구를 볼 수 있으니까요.
지난 과정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봐도 어리석은 짓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제가 겪은 경험으로 도움 받을 분들이 계실까 싶어 굳이 글로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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