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해외 거래 이중 결제로 당혹...
맥주곰
·2017. 12. 11. 16:29
해외 거래를 하다보면 간혹 이중 결제의 문제를 겪게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겪어보니 좀 다르군요. 체크카드와 신용 카드의 차이도 알고 있었는데, 경우에 따라 이런 저런 해프닝이 생기기도 하나 봅니다.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 아침 스마트폰의 입출금 알림앱에서 출금이 되었다는 푸시 메시지를 받았는데, 확인해보니 'F/B Google 트윈타워'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제가 구글에서 뭘 구입할 때는 늘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별도로 구글에서 구독 중인 것도 없었기 때문에 정기결제가 될 리도 없었는데 대체 이게 뭔지 궁금했습니다. 대체로 해당 카드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결제하는데, 한참 생각하다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은행 고객 센터에 연락했고, 상담원은 처음에는 자동 출금된 거라고 했다가 제가 그럴 리가 없다고 했더니 다시 말하기를 카드로 출금된 것이니 카드사로 문의하라고 했습니다.
사실 시작부터 이렇게 어정쩡한 답변을 받으면 왠지 뺑뺑이를 돌 것만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카드로 출금된 거라지만 관련 문자를 받은 것이 없어서 여전히 이상하기도 했고요. 뭐, 저로서는 방법이 없으니 재빨리 카드사로 문의해봤습니다. 카드사에서는 처음엔 오늘 결제된 것이 없다고 했다가, 제가 재차 물어보니 한 건이 잡혀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해당 카드로 오늘 결제한 게 없는데, 만약 결제한 게 있다면 체크카드니까 결제 즉시 나가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물어봤죠. 상담원도 그런 것 같은데 더 알 수 없으니 구글측에 문의해보라고 전화번호를 알려주더군요. 카드사에서 구글 전화번호를 바로 주다니 구글 결제와 관련해서 문의가 많이 오나보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고, 제 머리가 좀 더 좋았다면 눈치를 좀 더 빨리 챌 수 있었을 텐데 마음만 앞서다 보니 여기서 놓친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아무래도 상담원은 질문에 대한 반사적인 답변을 하는 게 주된 업무다 보니 상담자가 구체적으로 짚어내지 못하면 답변도 그 범위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질문을 했던 제가 받은 답변은 구글에 연락해보라는 게 전부인 그저 그런 답변일 수밖에 없었죠.
제가 놓친 부분은 첫 번째로 금액입니다. 잔고에 남은 금액이 다 인출되었는데, 이게 결제 금액 전체인지 일부만 인출된 것인지 확인을 해야 했습니다. 저는 구글은 체크카드로만 결제하니까 당연히 전체 금액이 인출된 거라 착각했지만, 생각해보면 잔고에 딱 맞게 결제되어 인출될 리가 없으니까 무척 이상하죠. 두 번째는 가맹점의 정보입니다. 물론 전화 상담 전에 스마트폰 앱에서 확인을 했으나 나오질 않았고, 전화 상담으로 받은 답변은 구글이라는 것이었습니다만 좀 더 자세히 물어봤으면 실마리를 더 빨리 잡을 수 있었을 겁니다. 나중에 원인을 파악한 이후 컴퓨터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겨우 몇 글자 차이지만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정보가 나오더군요.
아무튼 이때만 해도 알 길이 없었던 관계로 구글에 전화로 문의해봤습니다. 구글측은 계정과 연동된 건만 조회해볼 수 있기 때문에 제가 결제용으로 사용하는 계정을 알려주고 조회해봤지만 관련해서 나온 게 없었습니다. 따라서 카드 도용이 의심되어 전문상담사에게 결제된 계정을 폐쇄하는 절차를 밟아달라는 부탁을 한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있을 수는 없었죠. 제가 움직일수록 그만큼 처리 결과도 빨리 나올테고, 혹시나 카드 도용이 아니면 제가 사용 중인 계정에만 애꿎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용하는 계정 전부를 돌려서 결제내역을 파악했는데 역시 오늘 결제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예전에 결제한 게 오늘 출금되었는지 살펴봤는데, 앞서 놓친 금액적인 부분을 눈치채질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확실히 이거다 싶은 결론을 못 내린 채 여전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글이 너무 길면 지루하니까 중간 과정은 생략하겠습니다. 한 40분 정도 헤매다가 카드사와 구글에 각각 두 번 더 연락하고 나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제가 했던 가장 큰 착각은 '금액'이었습니다. 체크카드니까 막연히 전체 금액이 출금될 거라 생각했던 게 완전히 틀렸던 겁니다. 카드사에 매입된 금액은 16.66달러였고, 그 중 잔고에 있던 금액만큼 오늘 일부 출금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승인 시점과 전표 매입시점이 달라서 생기는 해외 거래 이중 결제의 경우 금액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더군요. 즉, 지난 11월 25일에 제가 구입한 물건의 가격은 16.5불이었고, 당시 카드 승인된 금액은 17.57달러였는데, 12월 1일에 청구되어 12월 5일에 전표 매입된 금액은 16.66달러였던 겁니다. 게다가 오늘 일부 금액만 출금되었으니 헤맬 수밖에요.
재미있는 건 카드사에 문의할 때마다 상담원들의 첫 번째 답변은 '그런 게 없다'는 것이었다가 재차 문의해봤을 때 '한 건이 잡힌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제가 직접 PC에서 카드사 홈페이지를 조회해보니 짐작되는 원인이 있었습니다. 조회할 때 '승인 내역'을 선택하면 나오질 않고, '이용 내역'을 선택해야 조회가 되더군요. 카드 승인이 아닌 이용 내역이라서 그런지 휴대폰으로 문자가 안 왔던 것이었고요. 그래도 제 상식으론 실제 매입된 금액이 한참 후에 출금되더라도 잔액이 없으면 '실패' 처리가 되어야 할 듯한데 부분 출금이라니 좀 놀랍긴 합니다. 그리고 다른 카드사의 체크카드로 해외 결제를 할 때 금액이 '홀딩'될 경우 출금 제한만 되고 계좌에서 실제로 인출되지는 않던데 이게 또 카드사마다 정책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리 저리 헤매다가 원인을 파악한 건 물론 제가 멍청했던 탓도 있지만 만약 맨 처음 상담원이 '이용 내역'을 선택해야 거래 건수가 잡히는 걸 보고 좀 더 빨리 눈치를 챌 수 있었긴 할 겁니다. 그때 매입 청구일, 실제 전표 매입일과 가맹점 정보를 저한테 말해줬더라면 굳이 전화를 여러 통 할 필요가 없었을 테고요. 하지만 콜센터의 짧은 근속 기간과 상담사별 업무 권한, 가혹하고 수동적인 근무환경 등을 생각해봤을 때 웬만큼의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겠지요.
사실 이 건과 관련된 결정적인 내용은 카드사에 세 번째로 전화했을 때 상담사로부터 12월 1일 청구된 전표의 가맹점이 11월 25일의 결제 가맹점 정보와 일치한다는 답변을 받고 역으로 거슬러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느 해외 결제처럼 보통 먼저 승인된 전표는 미매입되어 한 달후 취소처리되고, 그때 환불될 거라 말씀하셨고요. 당장 강제취소처리할 수도 있는데, 행여나 나중에 매입되면 재차 출금 요청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명백한 사고일 게 분명하니 그때 분쟁을 하더라도 저는 당장 강제 취소 후 한도복원을 요청드렸습니다.
예전에 해외거래 부정사용 의심 문자를 받았을 때(연결 계좌 잔고를 낮게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해당 카드를 재발급 받은 탓인지 생각을 유연하게 하지 못해 생긴, 결과적으로 혼자 난리 부스르를 떤 별일 아닌 해프닝이었지만, 혹시라도 추후 이런 문제를 겪을 분들을 생각해서 글로 남겨봅니다. 이중결제 자체와 관련된 내용은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별로 중요하진 않고, 대신 이 글에서는 이중결제와 관련해서 체크카드도 별도의 통지 문자 없이 일부 출금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낙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고 규정 (0) | 2022.12.03 |
---|---|
요즘 채용 공고를 보면... (0) | 2021.08.10 |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 결과 및 한국 경기 일정 (0) | 2017.12.02 |
에버 퓨어 HC-1200 설치 (0) | 2017.12.01 |
요즘 사용하는 면도 크림 (0) | 2017.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