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대한민국

맥주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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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9. 1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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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뉴스와 신문에는 온통 듣기 거북한 소식이 쏟아집니다. 매일같이 불쾌감과 피로감이 높아만 갑니다. 피하고 싶지요. 뭐, 그래도 됩니다. 단지 매트릭스의 세상에 살게 될 뿐이며, '왜'라는 의문만 갖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간혹 화낼 대상을 잘못 찾거나 이유를 모르고 불리한 처우를 받을 수는 있을 겁니다. 때로는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할 테죠.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편하게 살고자 했던 선택에 따른 대가입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어줘야 하는 게 세상의 이치 아니겠습니까?

 

 

만약 그러기 싫다면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좋은 나라에 사는 국민은 자신의 삶에 집중하면 됩니다. 잘 사는 나라에 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정치 등에 대해 무지한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모습을 폄훼할 게 아니라 그러고도 잘 사는 그들을 부러워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웰빙'이 화두인 때가 있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 일입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정치나 경제 등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사소한 문제들이 큰 정쟁으로 번졌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생존'이 화두입니다. 각자도생하자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지금입니다. 대한민국은 정치나 경제, 사회 각 분야에 신경을 쓰고 살아야 하는 피곤한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당연히 이런 나라는 살기 안 좋은 나라입니다. 따라서 이민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우리는 나라를 떠나는 그들을 비난할 게 아니라 왜 이렇게 됐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왜일까요?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나라가 저절로 이렇게 됐을까요? 원인이 있으니 결과도 있을 게 아닙니까? 정답은 이미 짐작하셨다시피 국민들이 잘못된 선택을 했기 때문입니다. 속았지요. 그런데 속은 줄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속았다고 말하면 욕을 하고, 화를 냅니다. 정작 자신들은 원했건 원치 않았건, 의식을 했건 안 했건 간에 웰빙을 찾던 나라에서 생존을 해야 하는 나라로 만드는 데에 일조해놓고 말입니다. 잘못했다고 알려주면 적반하장으로 도리어 화를 내고, 절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부끄러움조차 느끼질 못 합니다. 그들이 바로 앞서 말했던 매트릭스의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고(물론 그런 상황을 의도적으로 유지하려는 정말 나쁜 놈이 있습니다), 다수이며, 이민을 가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매트릭스에 갇히길 원치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차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뭔가 대단한 게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특별한 방법이랄 게 없습니다. 그냥 상식적이고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기르면 됩니다. 다만, 그것이 내 마음대로 생각하는 태도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주의해야 하며, 몇 가지 선행 조건을 지켜야 합니다. 그 선행 조건의 첫 번째는 양질의 정보를 공급받는 것입니다. 매일같이 대량의 정보가 오가는 시대에 개인이 그런 정보를 취사선택하기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양질의 정보를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그런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지식을 쌓는 겁니다. 매일 보는 뉴스조차 완벽하게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뉴스에서 다루는 분야가 매우 다양하고 때로는 전문적이며 전달방식이 압축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알고자 하는 분야가 있거나 입수한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스스로 필요한 공부를 하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정보 공급의 경우, 우리는 정보 공급처로서의 훌륭한 수단인 인터넷을 매일 손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의 질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적당히 가려서 보고 들어야 합니다. 언론 역시 훌륭한 정보 공급처인데, 소위 주류 언론으로 분류되는 것들은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기득권의 홍보 채널로 전락한 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크로스 체크를 위해 봐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 말은 어디까지나 진실을 전제로 한 입장 차이 정도만 있을 때에나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날조와 곡해를 일삼는 것의 어디를, 무엇을 위해 참고해야 한다는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주제에 대한 여러 관점은 굳이 그런 것들을 안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안 언론으로서의 팟캐스트를 추천합니다(팟빵). 해외 언론을 보면 좋지만 외국어라는 장벽이 문제가 될 경우 최소한 대체 사이트(뉴스페퍼민트 등)라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TV 뉴스는 손석희 앵커의 뉴스를 제외하고는 볼 가치가 없고, 시사 고발 프로그램(그것이 알고 싶다 등)도 봐야 합니다.

 

저는 위에서 언급한 정도를 최소한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보면 언론은 왜 늘 비판만 하느냐는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있는데, 원래 언론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바로 비판입니다. 언론은 그냥 자기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비판의 빈도와 강도가 거세지는 것은 그만큼 엉망진창이라는 말입니다. 나쁜 놈들은 그런 언론이 없어지길 바라기 때문에 온갖 유언비어를 유포하며 언론을 탄압합니다. 그 사람들의 밥줄을 끊습니다. 매트릭스에 갇힌 사람들은 부화뇌동하여 나쁜 놈들과 함께 그들을 비난합니다. 자기한테 해가 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요. 재밌지만 우리에게 피해가 오기 때문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여기까지 이러쿵저러쿵 많은 말을 했는데, 본문의 내용이 싫다면 그냥 그렇게 살아도 됩니다.


내 월급은 그대론데 물가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몰라도 되고, 집을 사라는 뉘앙스의 발언과 갖가지 정책을 펼쳐놓고도 그런 적 없다고 발뺌하는 국가의 파렴치함을 모르고 살아도 됩니다. 아! 최근 노동 개혁과 관련해서 주부나 자영업자의 찬성 비율이 높다고 하더군요. 제가 봤던 여론 조사의 설문 문항에 야비함이 없음을 담보로 그 결과가 공정한 것임을 전제한다면(왜냐하면 설문 문항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따라 원하는 여론 조사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주부들과 자영업자들에게 축하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그 주부들의 남편은 직장에서 지금보다 더한 온갖 불이익을 당하다가 이유도 모른 채 해고당하게 될 것이며, 그런 그들이 자영업에 뛰어들 것이므로 자영업자들끼리의 경쟁이 더욱 화끈해져서 서로가 매일 신나는 날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쓸 돈이 없어 더욱 소비를 줄여서 장사가 안 되는 건 덤입니다. 매트릭스에 거주하는 여러분이 원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분들께 축하드립니다.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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